바람, 바다, 한라산, 걷기 덕인지 선배는 제주도에서 더 건강하고 단단하게 변한 듯했다.
선배는 제주 올레 길을 다 연결하면 600km가 넘을 거라고 말했다. 이제까지 닦은 길은 80여 km.
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.
그 길 위에 두 동생이 동행하고 있었다.
특히 큰 동생이 열심히 걸었는데, 아쉽게도 남 좋은 일만 하고 아직 올레로 생기는 소득은 별반 없는 듯했다.
농담처럼 선배는 문화관광부나 관광공사의 지원금을 딸 수 있는 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.
그러면서 산길 하나 내는데 얼마나 많은 노고가 뒤따라야 하는지 소개했다(빛 안 나는 길 내기에 몸 사리는 공무원들 타박 등등).
안쓰러웠지만, 한편으로는 그 난관을 넘어 길을 내는 선배가 멋져 보였다.
그이 덕에, 아니 그들 삼남매 덕에 사라지거나 잊혀졌던 길들이 다시 뱀처럼 구불거리고, 협곡 비탈에 없던 길이 생겼다.
그 길을 걸으며, 제주의 '속살'을 엿보며 내내 고맙고 미안했다. 우연히 선배의 신발 밑창을 보고나서 그 미안함이 더했다.
도대체 얼마나 걸으며 길을 냈기에 저 단단한 밑창이 저리 달았을까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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